아침마다 냉장고 앞에서 달걀을 꺼내 들고 한 번쯤 고민하게 된다. 두 개를 먹어도 될지, 하나로 줄이는 게 나을지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는 기준이 단순했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달걀은 줄여야 하는 음식으로 보는 시선이 강했다. 지금은 그 기준 자체가 조금 달라졌다.
무조건 피해야 할 식품이라는 인식은 옅어졌지만,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뜻도 아니다. 이제 중요한 건 달걀 개수가 아니, 식단 전체를 어떻게 보느냐다. 하루 몇 개를 먹느냐보다, 어떤 몸 상태에서 어떤 식단과 함께 먹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29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영양학회가 확정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보면 단백질의 에너지 적정비율은 기존 7~20%에서 10~20%로 조정됐다. 탄수화물 비율은 55~65%에서 50~65%로 낮아졌다.
개별 권장섭취량이 일괄적으로 오른 뜻은 아니다. 하루 총열량 안에서 단백질이 차지해야 하는 비중의 하한을 끌어올린 변화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탄수화물 비중을 낮추고, 단백질을 더 안정적으로 채워야 한다는 흐름이 반영됐다.
반대로 콜레스테롤 기준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2025 기준에서도 19세 이상 성인의 콜레스테롤 섭취 기준은 하루 300mg 미만으로 제시돼 있다. 달걀을 다시 보되, 노른자를 무제한으로 풀어준 것은 아닌 셈이다.
◆단백질 비중 커졌다…달걀이 다시 오른 이유
달걀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적은 양으로 단백질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큰 삶은 달걀 1개에는 단백질이 약 6g 들어 있다. 비타민, 미네랄, 콜린까지 함께 들어 있어 식사량이 줄어드는 중장년층과 고령층에게는 효율적인 식품으로 꼽힌다.
문제는 평균으로 보면 충분해 보여도,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공백이 커진다는 점이다.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반영된 2018~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단백질 평균섭취량은 평균 70.7g, 중위수 63.5g으로 모든 성별·연령군에서 평균필요량을 웃돌았다.
그러나 평균필요량 미만 섭취자 비율은 75세 이상에서 가장 높았다. 남성은 33.7%, 여성은 45.2%였다. 특히 여성 고령층에서는 절반 가까이가 단백질 필요량을 채우지 못하는 구조가 드러난다.
이 시기 단백질 부족은 단순한 영양 문제가 아니다. 근육량 감소, 낙상 위험, 회복력 저하와 맞물린다. 밥은 먹었지만 몸에 필요한 단백질은 부족한 식탁이 반복되는 순간, 달걀 한두 개의 의미도 달라진다.
◆문제는 노른자보다 ‘옆자리’다
과거 달걀을 피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콜레스테롤이었다. 달걀노른자 하나만 보고 식탁에서 밀어내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의 설명은 조금 달라졌다. 달걀 하나만 떼어놓고 볼 것이 아닌, 하루 전체 식단에서 포화지방과 가공육, 버터, 튀김류가 얼마나 함께 들어오는지를 봐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미국심장협회도 식이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위험의 관계를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 다만 LDL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심혈관 위험이 큰 사람은 포화지방과 식이 콜레스테롤을 함께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차이가 난다. 삶은 달걀 1~2개를 채소, 통곡물, 과일과 함께 먹는 식단과 베이컨, 소시지, 버터 토스트와 함께 먹는 식단은 같은 ‘달걀 두 개’가 아니다. 몸이 받아들이는 부담은 조합에서 갈린다. 달걀 자체보다 달걀 옆에 무엇이 놓였는지가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하루 2개, 누구에게나 같은 답은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 2개는 괜찮을까.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 1개 정도는 대체로 무리가 없는 범위로 본다. 문제는 2개부터다. 큰 달걀 1개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대략 185~200mg 수준이다. 노른자 2개를 먹으면 국내 기준인 하루 300mg 미만을 넘길 수 있다.
‘하루 2개’를 모든 사람에게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고, 전체 식단이 채소·통곡물·생선·저지방 단백질 중심으로 구성된 건강한 고령층이라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심장협회는 건강한 고령층의 경우 영양상 이점과 편의성을 고려해 하루 2개까지도 허용 가능한 범위로 설명한다. 조건은 분명하다.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LDL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당뇨병·비만·지방간 등 대사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은 다르다.
이 경우에는 노른자 개수를 줄이거나, 달걀흰자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다. 단백질은 보충하되 지방과 콜레스테롤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준은 ‘하루 몇 개’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어제 고기를 많이 먹었는지, 버터와 가공육을 자주 곁들이는지, 혈액검사에서 LDL 수치가 어떤지, 평소 운동량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달걀은 오래 의심받은 식품이다. 그렇다고 아무 조건 없이 풀린 식품도 아니다. 중요한 건 피하는 것도,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다. 내 몸과 식단 안에서 어디에 놓을지를 정하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달걀을 단백질 공급원으로 활용하되, 개수만 따지기보다 포화지방과 가공식품 섭취, 기저질환 여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현실적인 기준이라고 조언한다.
출처 : 세계일보 김현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