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식단에서 과일이 빠지지 않는 이유, 핵심은 ‘항산화 성분의 다양성’에 있다
아침 식탁에서 과일 한 조각을 챙기는 습관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암 예방을 생각하는 식단에서는 채소와 함께 다양한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우리 몸에서는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고 숨을 쉬는 정상적인 대사 과정에서도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적정 수준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산화 스트레스가 과도해지면 세포의 지질과 단백질, DNA 등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이런 환경이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여러 만성질환과 암 발생 과정에서도 연구되는 부분이다.
여기서 음식으로 섭취하는 비타민 C와 비타민 E,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같은 항산화 성분이 주목받는다. 골드키위와 석류, 오디는 서로 색도 맛도 전혀 다르지만 이 항산화 성분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골드키위는 특히 비타민 C 함량이 뛰어나고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과 카로티노이드를 함께 제공한다. 키위 영양 연구에서도 키위는 비타민 C뿐 아니라 비타민 E와 페놀류, 카로티노이드 등을 포함하는 항산화 식품으로 설명된다.
석류는 엘라지탄닌과 엘라그산을 비롯한 폴리페놀 계열이 강점이고, 오디는 검붉은 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과 루틴, 퀘르세틴, 클로로겐산 등이 풍부하다. 한 가지 항산화제를 영양제로 몰아서 먹는 것보다 여러 색의 과일과 채소를 식사에 반복적으로 넣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골드키위의 노란색, 석류의 붉은색, 오디의 짙은 보랏빛에는 서로 다른 항산화 성분이 숨어 있다. 암 예방 식단에서 이 세 과일을 눈여겨볼 만한 이유다.
골드키위, 100g에 비타민 C가 약 105~120mg… 작은 과일 하나가 강력한 항산화 공급원이 된다
골드키위를 반으로 잘라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달콤한 맛 때문에 비타민이 많다는 사실을 크게 의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영양 구성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연구 자료에서는 골드키위의 비타민 C 함량을 100g당 약 105~120mg 수준으로 제시한다. 품종에 따라 더 높은 수치도 보고됐으며 SunGold 계열에서는 가식부 100g당 약 161mg의 비타민 C가 측정된 자료도 있다. 비타민 C는 대표적인 수용성 항산화제로 활성산소와 산화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체내 항산화 체계에 관여한다. 골드키위가 좋은 점은 비타민 C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키위에는 비타민 E와 페놀성 화합물, 카로티노이드 등 여러 항산화 관련 성분이 함께 존재하며 식이섬유와 칼륨, 엽산도 섭취할 수 있다. 실제 생활에서는 이 부분이 꽤 편하다. 아침 식사가 빵과 커피로 끝나는 사람이라면 골드키위 한두 개만 추가해도 과일 섭취와 비타민 C를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요거트에 잘라 넣거나 샐러드에 곁들이기도 어렵지 않다. 또한 키위에 들어 있는 다양한 항산화 물질이 산화 스트레스 관련 건강 효과에 기여할 가능성이 꾸준히 연구돼 왔다.
다만 ‘골드키위를 먹으면 암이 예방된다’고 단순하게 연결하기보다, 암 위험을 낮추는 전체 식단 속에서 항산화와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을 꾸준히 섭취한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좋다. 하루에 거창한 슈퍼푸드를 찾아다니기보다 냉장고에 골드키위 몇 개를 넣어놓는 편이 훨씬 실천하기 쉽다.
석류, 엘라지탄닌·엘라그산 같은 폴리페놀이 강점… 붉은 알맹이에 항산화 성분이 모여 있다
석류를 먹을 때는 작은 알갱이를 하나씩 떼어내야 해 조금 번거롭다. 그런데 이 붉은 과일이 오랫동안 항산화 식품으로 연구된 데는 이유가 있다. 석류에는 엘라지탄닌과 엘라그산을 비롯해 퀘르세틴, 캠페롤 등의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석류의 항산화와 항염 작용을 다룬 연구에서는 엘라지탄닌과 엘라그산이 중요한 생리활성 성분으로 거론된다. 항산화 함량은 품종과 과육·주스·껍질 등 어느 부분을 측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큰데, 연구 자료에서는 석류 주스의 총 폴리페놀 함량이 약 1,156~1,428mg GAE/L, 즉 100mL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략 116~143mg GAE 수준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여기서 GAE는 여러 종류의 폴리페놀을 갈산에 해당하는 값으로 환산해 표시한 연구 지표다. 석류의 폴리페놀은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신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돼 왔고, 암세포의 증식·사멸·혈관 생성과 관련된 실험 연구도 상당히 축적돼 있다. 특히 석류의 엘라지탄닌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유로리틴 계열 대사산물로 전환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이 대사산물의 항산화·항염 작용까지 연구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식탁에서는 석류 알맹이를 그대로 먹거나 플레인 요거트와 함께 먹는 방식이 좋다.
설탕이 많이 첨가된 석류 음료보다 과육 자체나 당 첨가가 적은 제품을 고르는 편이 과일의 장점을 살리기 쉽다. 석류가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색이 붉어서가 아니라, 그 붉은 과일 속에 여러 종류의 폴리페놀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오디, 짙은 보라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이 강점… 일부 품종은 100g에 300mg 넘게 들어 있다
오디를 손으로 집어 먹고 나면 손끝과 입술이 보랏빛으로 물든다. 바로 이 강한 색을 만드는 대표적인 성분이 안토시아닌이다. 안토시아닌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색소이자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로, 검붉거나 보라색을 띠는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오디에는 안토시아닌 외에도 루틴과 퀘르세틴, 클로로겐산을 비롯한 여러 폴리페놀 성분이 확인돼 있다. 특히 검은 오디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상당히 높은 과일이다. 과일별 항산화 성분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블랙멀베리의 안토시아닌이 생과 100g당 약 341.5mg cyanidin-3-glucoside equivalent 수준으로 측정돼 조사 대상 과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오디의 색과 품종, 숙성 정도, 재배환경에 따라 안토시아닌 함량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블랙멀베리 연구에서도 주요 안토시아닌으로 cyanidin-3-O-glucoside가 확인됐다. 오디의 이런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줄이는 항산화 작용과 염증 조절, 세포 증식 관련 경로를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으며, 암과 노화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5~6월 생과로 잠깐 나오기 때문에 제철이 지나면 냉동 오디를 활용하는 것도 편하다. 플레인 요거트에 한 줌 넣거나 우유·두유와 함께 갈아 마시면 된다.
다만 오디청이나 잼처럼 설탕을 많이 넣어 가공하면 과일을 먹으면서 당류까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항산화 과일로 먹는다면 생과나 냉동 과육 자체를 활용하는 편이 낫다. 오디의 진한 보랏빛은 단순한 색깔이 아니다. 그 안에 안토시아닌이 농축돼 있다는 눈에 보이는 힌트에 가깝다.
세 과일을 번갈아 먹으면 비타민 C·폴리페놀·안토시아닌을 다양하게 채울 수 있다
골드키위와 석류, 오디 가운데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최고의 ‘항암 과일’이라고 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세 과일은 항산화 성분의 종류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함께 활용하기 좋다. 골드키위는 100g당 100mg을 훌쩍 넘길 수 있는 비타민 C가 가장 눈에 띄고, 석류는 엘라지탄닌과 엘라그산을 중심으로 한 폴리페놀이 강점이며, 오디는 짙은 색을 만드는 안토시아닌이 특히 풍부하다. 항산화 성분은 몸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여러 과정에 관여하고, 과일 자체에는 식이섬유와 비타민·미네랄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건강 식단을 구성하는 데 유리하다.
그래서 암 예방을 생각한다면 한 종류의 과일을 매일 대량으로 먹기보다 골드키위와 사과, 베리류, 석류 등 여러 색의 과일과 채소를 돌아가며 먹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키위 한두 개를 아침에 먹고, 석류는 요거트에 곁들이며, 냉동 오디는 간식으로 한 줌 정도 활용하면 어렵지 않다. 다만 항산화 과일은 암 치료제가 아니라 암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의 한 부분이라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특정 과일 하나만으로 암 발생을 막는다고 확정하기 어렵지만, 석류와 오디의 다양한 폴리페놀에 대해서는 세포·동물 연구를 중심으로 항암 가능성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매일의 선택이다. 과자나 달콤한 디저트를 먹을 자리에 색이 짙은 과일 한 접시를 놓는 것. 작은 습관 같지만 몇 년 동안 반복된다면 식단 전체의 질은 분명 달라진다.
출처 : 뷰어스















